전체 사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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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석 전 대표&김은아 사무국장

1. 만나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김기석 전 대표: 국경없는교육가회 창립자이자 대표이사였으며, 2022년에 대표직에서 물러나 현재는 고문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단기 및 장기사업 총 책임자였습니다. 김은아 사무국장: 국경없는교육가회의 김은아 사무국장입니다. 나눔과꿈 장기사업으로 2019년 2월에 부르키나파소에 파견되어 2021년 12월 31일 사업 종료 시까지 현장에서 사업을 수행하였습니다.   2. 기관소개도 함께 부탁드립니다. 국경없는교육가회는 2007년 교육가들을 중심으로 설립하여 아프리카 및 아시아지역에서 문해교육, 직업기술교육, 독서교육 등 교육분야로 국제개발협력사업을 해오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청년교육가캠프 및 교원연수를 통한 후속세대양성에도 힘쓰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케냐에서 재생에너지 직업교육센터 설립 및 취업훈련생 양성 등의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3. NGO는 세우는 것도, 운영도 어려운데 어떤 비전이 있으셔서 설립하게 되었는지 궁금해요. 현장에서 목격하고 체감한 변화 때문입니다. 아프리카에 방문하면 어떤 활동을 하건 마을의 리더(족장)의 허락이 있어야 진행할 수 있기 때문에, 허락을 받고 문해교육을 수행했었어요. 그런데 그게 마을 내에서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키게 된 것이죠. 글을 알면 세상을 보는 눈이 생기거든요. 문해교육을 진행했던 당시의 마을은 이슬람 문화권으로 남성 우월주의가 깊이 박혀 있었는데, 여성들이 문해교육을 받으면서 수익을 내기 시작하니 가정 내에서 여성들의 지위가 높아지기 시작했어요. 그 힘으로 계속해서 일을 할 수 있게 되고, 그것을 보고 남편들 또한 문해교육이나 수익활동에 함께 참여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가정 내에 불화가 줄고, 남녀평등이라는 꿈과 같은 일이 마을에 일어나게 된 것이죠. 뿐만 아니라 이런 마을의 성과를 보고, 주변 마을에서 찾아와 배우기도 했어요. 문해교육으로 시작한 영향력이 점차 확대되기 시작한 겁니다. 전혀 생각지 못했던 결과였어요. 교육학자로서 이런 경험이 ‘교육은 살아있고 교육이 가진 힘이 대단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고 단체를 설립하게 만든 계기가 되었습니다.   4. 나눔과꿈 사업으로 부르키나파소에서 양계활동 등을 지원하셨는데, 본 사업을 기획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나요? 2016년에 빌&멀린다 게이츠 재단에서 아프리카에 닭 10만 수를 배포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여성과 아동을 포함한 전 가족이 참여할 수 있는 “양계만이 해법이다”라고 하였지요. 거기에서 ‘양계’에 대한 힌트를 얻었지만, 배분방식 등은 우리만의 방법으로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그리하여 100% 무상이 아니라 소액대출을 포함한 유/무상분배, 개별가구 농사 대신 양계협동조합 운영, 한국의 전문기술을 도입하되 적정기술을 활용하는 사업을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5. 100% 무상분배 대신 유/무상분배 방식을 선택하신 이유가 있나요? 우선 계사(닭 사육장)는 무상으로 지어주었고, 원화로 50만 원 정도를 배분하면서 병아리와 사료를 직접 구입 및 사육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사육하면서 발생하는 수익 중 일부를 조금씩 상환할 수 있도록 하고요. 만약 병아리까지 다 무상으로 제공했다면 병아리가 죽어도 안타까워 하거나 책임감을 가지지 않았을 것 같은데, 자기 돈이라 생각하고, 갚아야 한다고 생각하니까 열심히 키운 것 같아요. 그게 성과로 이어졌다고 생각합니다. 사업 수혜자들은 지금도 상환하고 있어요. 거의 갚았기도 하고요.   6. 수혜자들이 대출금을 지금까지 갚아오고 있다는 건, 사업 당시 설립했던 조합에 상환하고 있는 것인가요? 맞습니다. 나눔과꿈은 총 5년 동안 사업을 했다고 말씀드렸었는데, 보보-디올라소마을은 사업기간 내 98% 상환을 완료했어요. 다만 조합을 설립하여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필요한 경우 다시 대출을 받거나 상환하고 있어요. 보통 계사를 증축하고, 닭을 추가로 구입하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총 세 개 마을에서 사업을 진행했는데, 지역 특성에 따라 상환율이 다릅니다. 부쎄지역이나 레오지역은 상환율이 그리 높지 않습니다. 마을관리자 역량에도 차이가 있고, 레오지역은 꽤 외진 곳에 위치하고 있어요. 그래서 시장에 자주 나가기도 힘들뿐더러, 주민들이 또 토종닭을 고집합니다. 토종닭은 회기율이 거의 6개월 이상이에요. 아무리 열심히 키워도 1년에 한 번 정도 판매를 할 수밖에 없는 거죠. 반면 다른 지역은 계량종을 사육해서 2~3개월에 한 번씩 판매할 수 있거든요. 이런 이유로 차이가 발생했습니다.   7. 사업을 잘 수행하기 위해 가장 신경 쓴 부분이 있다면 어떤 것인가요? 한국의 기술을 전수하되, 현지의 기술수준이나 여건, 환경 등을 고려하여 현지화하여 적용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양계기술교육, 협동조합 전문가를 현지에 파견하여 현지의 강사를 먼저 양성하였습니다. 한국의 기술을 전수받은 강사들이 각 마을로 가서 농촌여성 지역주민들을 상대로 교육을 하였지요. 하지만 무조건 한국의 기술을 전수한 것이 아니라 현지상황을 고려하였답니다. 예를 들면, 사료제조기술을 전수할 때, 현지에서 구할 수 있는 원료로 대체를 하거나, 전기나 기계가 없는 곳이기에 수작업으로도 가능한 제조법을 고안해서 마을주민들이 직접 손으로 만들 수 있게 하였습니다.   8. 참여자들이 자발적으로 운영하면서 지속되고 있다고 들었어요. 양계활동을 하는 가정에 모니터링을 지속적으로 하고 계신지 궁금하고, 사업이 유지되는 형태도 각 가정에서 독립적으로 운영하는 것인지 조직을 구성하여 운영하고 있는지도 궁금해요. 23년 4월경에 각 마을관리자에 연락하여 21년 12월 종료 이후 사업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보고서를 받았습니다. 그 결과 60가구 중에서 40가구 이상이 양계활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었으며, 부쎄 마을 같은 경우는 조합원들이 함께 양계활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했습니다. 처음에 3개의 마을에서 양계활동을 시작했고, 장기사업을 수행하면서 하나의 마을이 더 추가되었습니다. 새로이 추가된 지역은 하나의 큰 계사를 지어서 공동으로 활동을 하도록 하였습니다. 그 지역이 23년도 초반에 이미 양계활동 1회기를 마쳤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리고 올해 10월 초 사업조사를 위해서 국경없는교육가회 소속 전문가가 현지에 나가 있습니다. 사업 종료 후 2년 10개월이 다 되어 가는 시점에는 과연 사업이 유지되고 있는지 양계활동에 있어서 문제점은 없는지 등을 파악하기 위하여 각 마을관리자를 모시고 평가회를 조만간 진행하고자 준비하고 있습니다.   9. 사업을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운영해올 수 있는 이유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나눔과꿈 사업이 진행되기 훨씬 전인 2007년부터 현지와 맺어온 탄탄한 신뢰와 네트워크가 아주 큰 역할을 하였지요. 각 사업장에 마을관리자를 두어 그쪽에서 모니터링 및 관리되도록 하였답니다. 이 부분은 크게 신경 쓸 부분이 아니었습니다. 현지의 파트너기관과 네트워크가 있었기 때문에 믿고 일을 맡길 수 있었답니다. 그래서 소액대출, 협동조합 설립 등이 가능했다고 봅니다. 특히나 양계사업은 닭을 사육을 하다 보면 전염병이 돌기도 하고 여러 문제가 발생하는데 혼자 해결하기 어렵습니다. 백신은 대량으로만 구입할 수 있기 때문에 본인이 필요한 만큼만 살 수가 없는 거죠. 이럴 때 협동조합을 중심으로 해결 방법을 함께 강구하고 서로의 노하우를 공유하기도 하면서 활동을 지속해오고 있어요.
10. 본 사업을 수행하면서 기억에 남는 일화나 사례가 있나요? 마담 상가라 사라테씨는 이 사업에서 가장 큰 성과를 이룬 양계활동가입니다. 그분의 활동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그분은 남편이 멀리 떠나간 후 심각한 우울증에 시달렸다고 합니다. 자녀가 3명이나 있음에도 불구하고 밖으로 나가서 사람을 만나는 것이 꺼려지고 말을 하는 것조차 두려웠다고 해요. 그 시점에 마을관리자로부터 문해교육사업 참여 권유로 저희와 인연이 시작되었는데요. 그렇게 6년 넘게 문해교육으로 현지어, 프랑스어, 그리고 계산법 등을 익혀서 글을 깨우치게 되고 가계부도 작성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 뒤 양계협동조합사업에도 함께 하게 되었는데요. 양계활동으로 가장 많은 수익을 낸 활동가가 되었습니다. 지금은 자녀들 키우는데 드는 비용이나 자녀들이 원하는 공부를 할 수 있도록 지원이 가능하게 되었고, 예전에는 하루 두 끼만 가능했었는데 지금은 세 끼는 물론 식사 후 과일까지 식탁에 올릴 수 있게 되었다고 합니다. 마담 상가레는 그동안 많은 도움을 받았기에 본인과 가족들의 삶이 완전히 바뀌게 된 것에 고마움을 느끼고, 본인도 그것을 보답하고자 고아를 입양하여 학교를 보내고 있다고 합니다. 또 나아가 본인이 배운 양계기술을 다른 마을사람들에게 전수하기 위해서 양계기술강사가 되고 싶다고 전했습니다.